좋은글 중에서~

여백의 아름다움

ㆍ여울 2010. 4. 5. 09:15




























          여백의 아름다움


          전통적인 우리네 옛 서화에서는 흔히
          "여백의 미"를 들고 있다.
          이 여백의 미는
          비록 서화에서만이 아니라
          사람과 사람끼리 어울리는 인간관계에도
          해당될 것이다.
          무엇이든지 넘치도록 가득가득 채워야만
          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에게는
          이런 여백의 미가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.


          그러나 한 걸음 물러나 두루 헤아려 보라.
          좀 모자라고 아쉬운 이런 여백이 있기 때문에
          우리 삶에 숨통이 트일 수 있지 않겠는가.


          친구를 만나더라도 종일 치대고 나면,
          만남의 신선한 기분은
          어디론지 새어나가고
          서로에게 피곤과 시들함만 남게 될 것이다.


          전화를 붙들고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
          우정의 밀도가 소멸된다는
          사실도 기억해 두어야 한다.


          바쁜 상대방을 붙들고 미주알 고주알
          아까운 시간과 기운을 부질없이
          탕진하고 있다면,
          그것 은 이웃에게 피해를 입히게 되고
          자신의 삶을 무가치하게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.


          바람직한 인간관계에는
          그립고 아쉬움이 받쳐 주어야 한다.
          덜 채워진 그 여백으로 인해 보다 살뜰해질 수 있고,
          그 관계는 항상 생동감이 감돌아
          오랜 세월을 두고 지속될 수 있다.


        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법정 스님 글 중에서


       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겨울빛 호수  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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